스타트업에서 프로덕트 데이터 분석가로 자리잡기
내가 생각하는 데이터 분석가의 역할
데이터 분석가는 역할은 어디까지 일까에 대한 이야기는 아직까지도 많이 나오는 주제인 것 같다. (여기서 말하는 역할은 분석가에게 최소한으로 요구되는 역할이고, 데이터 분석가라고 분석만 해야한다는 관점은 전혀 아니다.) 특히 스타트업에서는 적은 리소스로 가능한한 큰 임팩트를 내야하기 때문에 분석가를 따로 채용하지 않고 PM/PO 가 어느정도 그 역할을 소화하는 경우도 많다. 일을 하면서 나름대로 분석가의 역할에 대해 떠오른 생각들을 정리해보았다.
1) 데이터에 대한 오너십이 필요한 경우, 책임지고 챙긴다. 제품이 비교적 단순한 경우(초기)는 PO가, 혹은 아무나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도 나쁜 방법은 아닌 것 같다. (오히려 효율적이라고 봄) 그렇지만 제품의 성숙도가 점점 올라가면 PO는 바빠지기 마련이고 기존에 챙겨보던 데이터를 못보기도 하고 실험을 돌리기도 시간적으로 부족하다보니 분석가가 필요해지는 시점이 온다.
2) 모든 것은 프로덕트로의 기여로 귀결된다. 어찌보면 분석가는 제품 성장에 불을 지피는 불쏘시개 같은 역할을 맡고 있는게 아닐까? 사실 나도 특별히 프로덕트 데이터 분석이라는 분야에 빠지게 된 건 내가 제시한 액션 아이템을 반영할 수 있어서였다. 이게 본인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라면 그 회사에서 데이터 분석가의 레버리지가 얼마나 되는지를 꼭 체크해보아야 할 것 같다. 아무리 분석을 해도 실질적으로 반영이 되지 않는다면, 분석가에게 그것만큼 힘빠지는 일이 있을까?
3) 비즈니스 성장에 대한 인사이트 발굴 (특별히 의사결정권자들 대상) 프로덕트에서 발생시키는 액션들 이외에도 우리가 하고있는 이 비즈니스가 건강히 잘 성장하고 있는지 주기적으로 짚어볼 필요가 있다. 각 액션들은 목표 지표를 어느 수준까지 달성하기 위해 연료를 부어주는 것일뿐 결국에는 전반적인 비즈니스가 잘 되어야 다음 스탭으로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 시점에서 중요한 지표와 덜 중요한 지표를 가려내고, 각 지표를 검증하여 핵심지표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단순히 알려주는게 아니라 액션아이템까지 뽑아내면 좋다. 경험 상 레포트 형태로 정적으로 전달하기 보다는(의사결정권자들은 대부분 회사에서 자리를 많이 비우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기적으로 대면으로 분석 내용을 리뷰하고 알려주어야 한다.
써놓고 보니 내가 생각하는 역할이라기보다는 스스로가 프로덕트 분석가로서 해내고 싶은 역량에 더 가까운 것 같다.
나는 분석가의 역할을 잘 소화해내고 있을까?
우선 입사 후 데이터 분석가로서 영향력을 넓히기 위해 노력했다. 직무적인 것 이외에도 경험했던 좋은 문화들을 하나둘 적용해보려고 시도했다. 데이터팀의 리드를 맡으며 자연스레 데이터에 대한 오너십도 가져갔고 짜치는 일이 정말 많지만.. 그럼에도 해야하는 일인 경우(납득이 되는 경우)에는 군소리 없이 잘 해냈다.
프로덕트에 기여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제품 데이터를 모니터링 하고 기여하기 위한 여러 가설을 세우고, 그에 필요한 분석과 검증까지 해내고 있다. (개인적으로 느끼끼엔 속도가 좀 더디기는 하다.)
전사적으로 보는 지표가 통일되어 있지 않았고 주기적으로 align 하는 시간도 없어, 우리 서비스가 지금 잘 나아가고 있는건가 측정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판단이 섰다. DAU/MAU, Stickness, 유료 사용자 수, ARPPU 등 매출이라는 목표 지표를 이루기 위해 봐야하는 지표를 앱 출시때부터 모아서 월별로 나누고 각 지표에 레벨을 매겼다. 월별로 대면으로 C레벨들과 지표와 분석한 내용을 가지고 리뷰를 하며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
요즘의 생각
특별히 데이터 분석가는 다른 직군보다 조직 문화가 중요하고 잘 맞아야 하는구나 느끼는 요즘이다. 기업에서 분석가의 존재 이유는 비즈니스와 제품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려주고 성장을 위한 도구로 쓰이기 위함인데 조직(특별히 경영진)의 서포트가 없다면 분석가의 역할을 다하기 어렵지 않을까?